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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부바': 가족의 무게를 짊어진 아버지의 어깨와 따뜻한 포구 이야기
영화 '어부바'는 부산의 정겨운 포구를 배경으로,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고 홀로 늦둥이 아들과 철없는 동생을 돌봐야 하는 한 아버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가족 코미디 영화입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배 '어부바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가족의 사랑을 유쾌하면서도 때로는 뭉클하게 담아내려 시도했습니다. 2022년 5월, 가정의 달에 개봉하여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으나, 관객과 평단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 작품입니다.
1. 줄거리: 파란만장한 포구 선장의 이중고
주인공 **이종범(정준호 분)**은 부산 해안가에 정박된 '어부바호'의 선장이자,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늦둥이 아들 **노마(이엘빈 분)**를 키우는 가장입니다. '어부바호'는 종범에게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아내와의 추억이 깃든 공간이자 자신의 삶의 전부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노마에게도 '어부바호'는 엄마의 품처럼 따뜻한 보금자리입니다. 종범의 삶은 늘 바람 잘 날 없습니다. 먼저 철없는 동생 **이종훈(최대철 분)**이 형의 속을 태웁니다. 24살 연하의 중국인 여성 **밍밍(이이만 분)**과 갑작스러운 결혼을 선언한 것도 모자라, 밍밍이 한국에 오면서 브로커들에게 빚을 지게 되고, 종훈은 이 빚을 해결하기 위해 형에게 손을 벌립니다. 종범은 동생의 어설픈 로맨스를 지켜보면서도, 밍밍의 뒷사정을 알아보려 애쓰다 예상치 못한 사건들에 휘말리게 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들 노마에게도 첫사랑의 시련이 찾아옵니다. 노마는 전학 온 소녀 **한이슬(강서린 분)**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이슬을 좋아하는 다른 남자아이들과 싸움에 휘말려 학교폭력위원회에 회부되는 소동을 겪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슬의 엄마는 다름 아닌 종범이 배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선박회사의 이사장입니다. 이로 인해 종범은 더욱 궁지에 몰립니다. 선박회사의 전무 **배판식(현철호 분)**은 종범에게 대출금 상환을 압박하며 '어부바호'를 빼앗으려 합니다. 종범은 생계 수단이자 가족과 같은 '어부바호'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여러 사건들이 겹치면서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집니다. 영화는 이처럼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종범 가족이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역경 속에서도 굳건한 가족애를 바탕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립니다. '어부바'라는 제목이 의미하듯, 가족은 서로에게 등을 내어주고 쉴 수 있는 든든한 존재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종범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한국의 전형적인 아버지상을 보여주며, 아들 노마 역시 점차 철들어가며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표현합니다. 과연 종범은 그의 소중한 '어부바호'와 가족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2. 등장인물: 개성 강한 가족 구성원과 주변 인물들
'어부바'는 각자의 개성과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 이종범 (정준호 분): 영화의 중심축을 이루는 인물이자 '어부바호'의 선장. 아내를 잃은 슬픔을 뒤로하고 홀로 어린 아들을 키우는 늦둥이 아빠이자, 철없는 동생까지 챙겨야 하는 가장입니다. 억척스럽게 살아가면서도 가족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책임감을 가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버지'의 표상을 보여줍니다. 그의 고군분투가 영화의 주된 줄기를 이룹니다.
- 이종훈 (최대철 분): 종범의 철없는 동생으로, 엉뚱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24살 어린 중국인 여성 밍밍과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와 그로 인한 경제적 문제로 형의 속을 태우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고 형을 향한 애정이 깊습니다. 사건의 발단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가족의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형에게 힘이 되는 존재로 성장합니다.
- 이노마 (이엘빈 분): 종범의 늦둥이 아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엄마 없는 아빠의 힘든 삶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속 깊은 아이입니다.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첫사랑에 빠지고 학교폭력에 휘말리면서 점차 어른스럽게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성인 노마 역으로는 김재용 배우가 특별출연하여 노마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 한이슬 (강서린 분): 노마의 첫사랑 상대이자, 노마가 다니는 학교에 전학 온 전학생. 착하고 밝은 성격으로 노마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종범의 배 '어부바호'가 속한 선박회사의 이사장이라는 점이 종범 가족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밍밍 (이이만 분): 종훈의 중국인 연인. 한국으로 오면서 브로커들에게 빚을 지게 되어 종훈과 종범 가족에게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계기가 됩니다. 순수하고 해맑은 성격으로, 종훈과의 로맨스가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 배판식 (현철호 분): 선박회사의 전무. 대출금 상환을 빌미로 종범의 '어부바호'를 압류하려 드는 인물로, 영화의 주요 갈등을 유발하는 악역 포지션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악역이라기보다는, 시스템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는 인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포구 주민들, 학교 선생님 등 다양한 조연들이 등장하여 영화의 배경을 풍성하게 만들고, 주인공 가족의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합니다.
3. 느낀 점: 가족의 품과 아버지의 어깨, 그리고 아쉬움
영화 '어부바'는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와 '아버지의 헌신'이라는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려 노력한 작품입니다. 부산 포구의 정감 어린 풍경을 배경으로 하여 따뜻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려 했으며, 유쾌한 웃음과 뭉클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자 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
- 보편적인 가족애의 메시지: 영화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단연 '가족의 소중함'입니다. '어부바'라는 제목처럼, 가족은 서로에게 등을 내어주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가장 든든한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종범이 겪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 가족의 사랑과 지지가 그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됨을 강조합니다. 이는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는 메시지입니다.
- 아버지의 헌신: 정준호 배우가 연기한 이종범은 한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아버지상입니다.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자식과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아버지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꿋꿋이 버텨내는 그의 어깨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 따뜻하고 유쾌한 분위기: 코미디 장르를 표방하는 만큼, 영화는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 합니다. 특히 종범과 종훈 형제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나 노마의 순진한 첫사랑 에피소드는 웃음을 유발합니다. 부산 포구의 배경은 영화에 정겹고 따뜻한 감성을 더합니다.
- 소박한 일상의 공감: 거창한 사건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소한 가족의 일상과 갈등을 다루면서 현실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려 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갈등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이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쉬운 측면:
- 진부하고 예측 가능한 스토리: 영화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부분입니다. 전반적인 줄거리와 사건 전개가 다소 뻔하고 예측 가능하여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가족 코미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다 보니, 극적인 재미나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어설픈 연출과 부족한 개연성: 일부 장면의 연출이 어색하거나, 갑작스러운 전개로 인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평이 있습니다. 특히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이 다소 억지스럽거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 캐릭터 활용의 아쉬움: 주요 캐릭터들의 개성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캐릭터의 활용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특히 빌런 캐릭터인 배판식 전무의 역할이 다소 평면적이거나, 밍밍의 사연이 충분히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장르적 불균형: 코미디와 드라마, 심지어 액션(어설픈 격투 장면 등)까지 여러 장르를 혼합하려 했으나, 그 경계가 모호하고 각 장르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영화 전체의 톤 앤 매너가 일관되지 않고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영화 '어부바'는 '가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따뜻하게 조명하려는 좋은 의도를 가진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특히 아버지의 헌신과 가족의 사랑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의 신선함이나 연출의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월 가정의 달에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범의 묵묵한 어부바처럼, 우리 삶 속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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